좌충 우돌 애리조나 겨울 여행기 (1탄)

글쓴이: 질주본능  |  등록일: 12.13.2018 19:39:07  |  조회수: 974
롤러코스트 애리조나 겨울 여행 후기 (1탄)

지난 주에 일주일 휴가를 내서 애리조나와 유타의 모뉴먼트 벨리(오프 로드)를 다녀왔다.

지금부터 나의 여행 담론이 길어 질듯해 먼저 결론부터 말한다면 이번 여행은 완조니 좌충우돌 롤러코스트 여행이자 해프닝과 에피소드 뒤범벅이라 오래 기억될 것이다.
 
1차 목적지는 투싼(Tucson)을 거쳐 OK 목장의 결투로 유명한 툼스톤(Tombstone)이다.

아무래도 겨울이다보니 북쪽 보다는 남쪽이 안전하다는 판단에서다.
총 거리 2200마일 대장정이다, 거리가 거리다 보니 일찌감치 출격 준비를 마치고 미리 잠을 잔후 밤 12시에 출발했다. 익숙한 동부 캘리는 안봐도 된다는 계산에서다.  I-10을 밤새 달려 오전에 피닉스를 지나 11시경 Tucson에 도착했다. ( H- 자동차 SUV가 투싼/싼타페임)

이곳은 미공군기지도 있고 세계 최대의 비행기 무덤(광대한 사막의 건조한 기후가 비행기 폐기장으로 딱이란다)에 비행기 박물관까지  미공군의 전략지역이다. 또한 유명한 애리조나 심볼인 사구아로 선인장 군락지 국립공원이 2군데로 크게 나뉘어져 있다.

먼저 투손 시내에서 가까운 비행기 박물관에 들려 입장료 15달러를 지불하고 미 육해공의 각종 비행기들을 들러봤다. 팹시 스몰이 3달러 50센트를 하는 바가지 휴계실에선 은퇴노인들이 가득한데 모두가 퇴역군인들로 여자들이 젤 재미없다는 군대시절 무용담으로 꽃을 피운다.  우주 비행사 특별실까지 둘러보고 다음 목적지인 투손 동부에 위치한 사구아로 NP로 직행했다.

NP 입구에서 동행한 은퇴 아재가 애뉴얼 패쓰를 보여주자 프리 패스다.
약 5~6 마일에 달하는 선인장 군락지를 돌아보는데 기기묘묘한 각종 선인장들이 많아 사진 찍고 동영상 돌리기 바쁘다,  어떤 선인장은 사람 모양 , 어느건 거인의 손가락 모양, 어느건 욕하는 모양 등 가지 각색이라 보는 이들을 들뜨게 하기에 충분하다.  갑자기 일행중 하나가 이니 시팍놈 저놈이 나한테 Fuck U라고 욕하네~ 하고 보면 딱 그모양의 선인장이 뻘쭘하게 서있다. 대륙의 스케일 답게 무지넓고 오만 가지 선인장들이 무지 많다.

아쉬운 선인장 홀릭을 뒤로하고 늦기전에 툼스톤에 도착하려고 다시 i-10을 타고  동쪽으로 동쪽으로 달렸다.
이어 벤슨에서 툼스톤으로 향하는 80번 지방도로로 접어드니 어느새 저녁이 돼서 웬디스 햄버거 스트어에서 허기를 달랬다. 여행중엔 보통 한식 아니면 햄버거인데 인 앤 아웃이 없으면 역시 냉장육을 쓰는 웬디스가 좋다.

다시 출발하려는데 이미 날이 어둑 어둑해 툼스톤까지 무리해서 밤길 운전하는건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 인근 작은 마을(st david) 한적한 모텔에 여장을 풀었다. 출발한지 18시간만에 맛보는 휴식이다. 아침에 비비고를 먹을려고 새로 큰 커피포트를 준비했는데 작은 생수 뿐이라 인근 텍사코 개스 스테이숀 마켓에 가서 1갤런 생수 두병을 사왔다. 가격도 개당 1달러 50센트로 소매점 치곤 싼편이다. 참고로 개스는 갤런당 2달러 50이다. 

막 돌아와 잠을 자려는데 전화가 왔다. 받아보니 모르는 사람인데 내 지갑을 주웠단다. 헉~ 내 연락처는 어찌 알았지? 보다는 순간 머리가 하애지면 어디냐 물으니 바로 그 개스 스테이숀 주차장이란다. ㄹㅇ WTF이다. 금방갈께 하며 빛의 속도로 차를 몰고 달려가니 경찰차가 기디리고 있다가 지갑을 내준다. 휴~ 너무 감사해서 악수하며 칭찬멘트 날리고 고마운 마음에 50불짜리 하나를 주니 극구 안받는단다,

역쉬 미쿡 경찰이다. 난 툼스톤 여행중인데 넌 와이어트 어프 보안관 같은 멋진 Officer라며 엄지척하는 등 계속 칭찬해 주니 그도 기분 업된 모양이다. 숙소에 돌아오니 순간 기운이 빠진다. 휴~ 첫날부터 이 무슨 해프닝이냐? 다행히 지갑을 되찾았으니 여행을 망치진 않았고 낼부터는 암 일이 없기를 바라며 바로 잠이 들었다.

zzzzzzzz
 
드뎌 여행 2일차가 밝았다.
9시쯤 기상해 밤을 해먹고 짐을 다시 챙긴다음 첵크아웃하는데 나이든 미세스가 툼스톤 가냐 묻더니 즐거운 여행되라며 축원해준다. 기분좋게 출발하니 하늘이 너무 넓다, 애리조나는 너른 황야가 많기도 하지만 산들이 지평선 끝에 걸려있어 아주 낮은 편이고 대부분의 산들이 봉우리가 없는 Flat이다. 그랜드 캐년도 바로 이런 납작한 봉우리의 산에 형성된 거대한 계곡이다. 이러니 하늘이 훨씬 넓어 보이고 가슴은 탁 트인다.

간밤에 비가 온듯 대지는 푹 젖었지만 맑게 갠 아침이다. 출발전에 모텔 아저씨가 콧노래를 부르며 빈방들을 정리하길래 "좋은 아침"~ "오늘 좋은 날이다 그치? 그러니까 "So far" 란다, so far? 맞긴 맞는 말인데 은근히 맘에 걸린다. 그런데 예지력 만랩인 그말이 무서운 예고편이라는건 저녁에 가서야 알았다.

보통 시골길을 여행하다보면 래디오가 주파수잡기 힘들어한다. 고로 품격 쩔게 USB로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광야를 신나게 달리다보니 국경 첵크 포인트가 보인다. 한국식으로 검문소다. 가는 차는 신경 안쓰고 오는(멕시코 방향) 차량만 첵크한다. 어느 영화 제목처럼 "국경의 남쪽"이다. 이윽고 작은 마을 툼스톤에 도착하니 세월이 멈춘듯 완전히 18세기 서부시대 그 자체다. 여기도 모텔과 inn이 많은데 괜히 거기서 생쑈를 했나 싶다.

암튼 마을엔 카우보이 복장과 건 파이터 복장을 한 사람들이 어슬렁거리고 상점안의 주인들도 18세기 복고풍이다. 역마차 두세대 보이는 사거리 저 아래편에 와이어트 보안관 일행같은 포즈의 총잡이들이 몇명 서있는 걸로 봐서 거기가 OK 목장인듯 싶어 가보니 딱 맞았다.  주차된 차들만 없었다면 타임머신 타고 순간이동하듯 서부 시대로 돌아간 느낌이다.

1881년 10월26일 딱 30초간 전광석화처럼 벌어진
어프(wyatt earp) 보안관 형제와 닥 할러데이 그리고 클랜턴 갱들과의 대 혈전이 벌어진 바로 그 역사의 현장에 어렵게 어렵게 도착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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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mamaleon  12.14.2018 09:01:00  

    to be continue 기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