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쐐기전략트럼프-볼턴, 한-미 간에 '쐐기' 박기

글쓴이: 갓블레쓔  |  등록일: 08.10.2018 17:31:19  |  조회수: 191
물건의 틈에 박아 두 개로 가르는 데 사용되는 도구가 '쐐기'다. 여기에서 파생된 것이 '쐐기 전략(wedge strategy)'이다. 둘 사이에 불화를 조장해 스스로의 전략적 환경을 개선한다는 개념으로 냉전시기 국제정치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최근 북한에서 '쐐기 전략'으로 볼 수 있는 움직임이 빈번하다.

북한은 9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조미(북미) 관계를 진전시키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에 역행하여 일부 미 행정부 고위관리들이 터무니없이 우리를 걸고 들면서 국제적인 대조선(대북) 제재압박 소동에 혈안이 되어 날뛰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조미 수뇌분들의 뜻을 받들어 조미 사이에 신뢰를 쌓아가면서 조미수뇌회담 공동성명을 단계적으로 성실히 이행해 나가려는 우리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 미국은 이제라도 우리의 성의 있는 노력에 상응하게 화답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핀 나랑 MIT대학 교수는 이날 트위터에 이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미국이 기조를 바꾼다면 (협상이) 성공할 수 있는 시간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을 전하고 있다며 "쇄기 전략"이라고 진단했다. 또 언급된 "일부 미 행정부 고위관리들"에는 "존 볼튼(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속할 것이라고 봤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2명의 미 정부 관리를 인용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달 평양 회담에서 난관에 봉착했을 때 북한 관리들이 '밖에 나가서 대통령에게 전화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말했다고 보도하면서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을 쉬운 사람(softer touch)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전했다.

'쐐기 전략' 구사는 한미 동맹에 균열을 일으키려는 듯한 모습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8일 "미국은 우리 민족 내부 문제에 푼수 없이 끼어들 뿐 아니라 현 북남관계가 우리 겨레의 기대와 염원에 맞게 전진하고 발전하지 못하도록 장애를 조성하는 데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공산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일 "주변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북과 남은 판문점 선언 이행의 주인으로서 제 할바를 다 해야 한다"면서 우리 정부를 비난하기 보단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속도조절'을 하지 말라고 회유했다.

북한은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놓고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협상에서 미국 진영에 균열을 가해 유리한 구도를 점하기 위해 이 같은 전략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효과는 미지수이다. 현재 북한은 종전선언을, 미국은 '핵 리스트 제출' 등 비핵화 초기 조치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 입장에선 할 수 있는 것을 계속 하고 있는 것이다"며 "더 이상 미국이 '최대 압박' 전략으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국면을 전환하려고 하는 것 같다. 종전선언을 받아놓으면 체제안전보장, 제재 해제까지 간다고 보는 것이다. 그런데 시간은 계속 흐르고, 이게 잘 안되니깐 초조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양국 모두 대화의 끈을 놓고 있지 않다는 점은 회담 진전의 기대를 여전히 갖게 한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과 추가 회담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는 걸 말할 수 있다"며 "사실상 매일 혹은 하루 정도 걸러서"라고 답했다.

노어트 대변인은 '북한 사람들과 대화하고 있다는 말이냐'는 질문에는 "북한 사람들과의 대화"라면서 "대화라는 것은 전화도 될 수 있고, 메시지나 이메일도 될 수 있다. 대화는 여러 형태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남북이 지난 9일 북측의 제의로 오는 13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남북고위급회담을 열고 3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논의를 하기로 함에 따라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 북한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5.26 2차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게 되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던 만큼 3차 남북 정상회담이 북미 협상 진전의 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춘추관 정례브리핑에서 "아직 만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정상회담) 시기를 언급하는 것은 섣부르다"고 말했다. 또 "평양을 기본으로 하지만, 그렇다고 평양에만 국한된다, 움직일 수 없는 확정된 사안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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