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놓친다'··· 채용 면접에서 기업이 피해야 할 6가지 실수

등록일: 08.09.2019 16:26:40  |  조회수: 1299
IT 리더들이 흔히 중요한 IT 요직에 앉힐 인재가 별로 없다고 불평한다.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조직에서는 흔히 스킬 갭, IT 인재 부족이나 파이프라인의 파열을 원인으로 꼽는다. 그러나 어쩌면 진짜 원인은(그리고 해결책은) 조직 자체에 있을지도 모른다.

적합한 인재를 찾아 면접 날짜를 잡는다고 해도 면접 과정에서의 몇몇 실수로 인해 모처럼 찾은 인재를 돌려보내게 될 수도 있다. 이는 알게 모르게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유발하게 된다. 면접 과정에서 고용주가 저지를 수 있는 실수들에 대해 알아보고, 이를 어떻게 고치면 좋을지도 알아본다.

지나치게 일방적인 태도
면접이란 결국 양측이 만나 뭔가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마찰이 적은 경로를 찾아 내는 과정이라고 리크루팅 스타트업 헌트 클럽(Hunt Club)의 창립자이자 CEO 인 닉 크로마이더스는 말했다. 고용주는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찾아 고용하려 할 것이고, 면접자는 새로운 직업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다며 그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세상에는 일자리를 찾는 사람도, 일자리도 수십 만 가지가 있다. 이처럼 수요와 공급이 많은 상황에서 면접이란 단순한 업무적 절차 이상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럴 때 면접은 관계를 일궈 나가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각 개인의 역할만 보지 말고, 왜 이 직무가 해당 인재에게 적합한 직무인지에 대해 편안하게 느끼게 해 주어야 한다. 또한 이 회사의 현재뿐 아니라 미래 성장 가능성과 발전 계획에 대해서도 설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
IT 분야 실업률이 기록적으로 낮은 오늘날과 같은 환경에서는 구직자의 가치를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구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구직자는 자신이 기업에서 맡게 될 직무와 기업 자체에 대해 긍정적인 기대를 갖게 된다. 대기업들이 더 작고 리스크도 큰 스타트업에게 좋은 인재를 빼앗기는 이유도 대부분 여기에 있다. 크로마이더스는 마음과 같이 말했다.

“이제는 단순히 ‘우리가 x, y, z를 해 줄 테니 여기서 일해라. 우리 회사에서 뽑아 주는 걸 감사히 생각해라’ 같은 마인드로는 좋은 인재를 잡을 수 없다. 그보다는 ‘당신은 이러이러한 이유로 우리 회사가 찾는 인재이고, 우리가 제안하는 직무는 당신의 커리어 개발에 이러이러한 식으로 도움이 될 것’ 이라는 태도로 접근해야 한다.”
“채용 경험에서 구직자의 가치를 인정해 주면 많은 것이 변한다. 유능한 인재들이 낮은 연봉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으로 가는 이유는 더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정말 뭔가를 변화시킬 수 있는 곳에서 일하기 위해서다.”

부정확한 능력 평가
IT 및 기술 직무에 사람을 뽑을 때 과연 이 사람이 이 직무에 필요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만 어떤 인재가 지닌 능력이나 기술력을 평가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성별, 인종, 장애유무, 그리고 나이와 같은 요소들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편견을 갖게 되면, 순수하게 능력 위주로 이루어져야 하는 선발 과정이 왜곡될 수 있다고 해커랭크(HackerRank) CEO이자 공동 창립자인 비벡 라비상카는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코딩 과제나 페어 프로그래밍, 기술적 테스트 같은 장치들은 구직자가 필요한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좋은 방법이며 면접에서도 이와 같은 테스트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라비상카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무의식적 편견으로 인해 스타급 직원을 잃는 건, 솔직하게 말해서 멍청한 짓이다. 중요한 것은 해당 인재가 지닌 기술력과, 빠르게 변화하는 테크놀로지 산업의 니즈에 맞춰나갈 민첩성이 있는가다. 면접자를 판단하는 기준은 아래와 같은 것들이 되어야 한다.”
“면접자가 문제를 식별하고, 더 작은 부분으로 나누어 해결하는 데 필요한 컴퓨터 과학의 기초 지식을 가지고 있는가? 여러 가지 다양한 언어 및 새롭게 등장하는 언어, 플랫폼, 그리고 기술에 일반 지식을 적용할 수 있는가? 이러한 핵심 역량들과 적응성, 그리고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면접 과정에 이러한 평가를 포함시키는 것에는 아주 큰 장점이 있다고 G2 크라우드(G2 Crowd)의 SEO이자 콘텐츠 시니어 디렉터 조리 포드 역시 말했다. 역량 기반 평가와 프로젝트 기반 스크리닝 방식을 사용하면 후보자의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 아니라 그가 지닌 역량에 중점을 둔 면접을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양한 배경의 인재를 포괄적으로 고용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는 조직에서 역량 평가 방식을 이용하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역량 외 다른 것들로 평가했을 때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차별을 받을 수 있는 집단의 사람들이 특히 이러한 방식을 선호한다. 기업에서 구직자의 외모나 성별, 인종, 종교, 나이, 장애 유무를 따져서 무엇 하겠는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역량은 테스트로 모두 검증할 수 있고, 그 테스트만 통과했다면 충분하다. 자기 자신을 증명할 기회도 없이 바로 배제되는 것보다는 시험을 보는 쪽을 택할 것이다”라고 포드는 말했다.

화이트보드나 테스트 과제에 대한 지나친 의존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힘들고 까다로운 평가를 해서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멜리사 맥이완(Melissa McEwan)은 쿼츠(Quartz) 포스트에서 몇 일씩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그러면서도 돈 한푼 받지 못하는 테스트 과제를 주는 것은 후보자의 역량을 제대로 평가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다양한 배경의 인재를 채용하려는 노력에도 치명적이라고 강조했다.
화이트보딩(whiteboarding) 역시 이제는 한 물 간 트렌드이다. “화이트보딩은 실제 프로그래머들이 작업하는 과정과 공통점이 거의 없다. 게다가 인재 채용에서 테스트를 중요시하기로 유명한 구글조차도 퍼즐을 푸는 것이 기술적 역량 평가와 별 관계가 없음을 인정함으로써 화이트보딩에 사망 선고를 내렸다”라고 맥이완은 말했다.

그들만의 ‘문화 적합도’에 대한 집착
직장 문화는 기업의 성공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지만, 그것에 지나치게 집착하다 보면 왜곡된 기업 문화가 조성될 위험도 있다. 채용 과정에서 이른바 ‘문화 적합성' 기준에 맞는 인재만 선발하다 보면 기업에는 포용과 다양성이 사라진 획일화된 문화가 조성될 수 있다.

블렌드(Blend)의 다양성 및 수용, 로열티 관리 활동을 주도하는 키아라 트리니대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역량과 경험은 인재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 기준을 넘겼다면 다음에 고려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아마 많이들 ‘문화 적합성’이라는 측면을 이야기할 것이다. 유행어처럼 번지는 말이지만 한번쯤은 진지하게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문화 적합성이 그렇게 중요할까? 각각의 기업은 당연히 각자의 문화를 가지고 있고, 그것이 구성원에게 미치는 영향의 정도도 다양하다. 문화 적합성 평가 과정에서 채용 담당자들이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나와 같은 사람'을 뽑으려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같은 배경을 공유하는', ‘기존 구성원들과 똑같이 사고하는' 사람들로만 회사가 채워지게 되는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문화 적합성을 중요시한다고 하지만 그 ‘문화'란 채용 관리자와 실무진, HR 전문가의 ‘문화'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HR조직이 비슷한 성격의 사람들로 구성된 경우라면 문제는 한층 심해진다. 한발 나아가 이런 HR 조직은 기존 회사의 다양성과 포용성도 ‘문제'로 치부하며 고쳐려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트리니대드는 본인들이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기업 문화의 근간이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보여주기식 채용
일부 기업들은 다양성 및 포괄성 문제를 ‘상징적’ 고용 또는 ‘박스 체킹(box checking)’을 통해 해결하려 들기도 한다. 한국계 흑인이면서 동시에 성소수자인 포드는 이러한 자신의 배경 때문에 ‘상징적’ 고용의 대상이 되는 어색한 입장에 여러 번 처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한 번은 내가 사무실에 있을 때 리더십 팀 사진을 찍으려고 사진사가 왔었다. 그러다가 리더십 팀이 지나치게 ‘획일적’ 임을 느낀 누군가가 나에게 와서 함께 사진을 찍자고 말을 거는 것이었다. 또 IT 부서의 아시아계 남자와, 나 외에 다른 레즈비언 여성도 한 명 불렀다. 내가 일하는 회사가 사실은 다양성 따위에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으며, 단순히 외부에 보이는 것만을 중요시하는 곳임을 알게 되는 것은 정말 끔찍했다”라고 포드는 말했다.

포드는 기업들이 “반드시 나처럼 생긴 사람을 뽑을 필요도, 또 나와 같은 정체성을 지닌 사람들을 뽑을 필요도 없다. 그러나 나는 나 자신으로써 가치를 인정 받고 싶다. 단지 회사의 이미지를 더 좋게 만들기 위해, 정해진 머릿수를 채우기 위해 나를 고용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아무리 아닌 척해도 언젠가는 그러한 사실을 알게 될 것이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직원은 회사의 모든 것을 회의적으로 볼 수 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리소스 그룹과 친목 도모 그룹을 만들고, 소수자 그룹과 연결되도록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며, 기존 직원들에게 다양성과 포괄성이 왜 중요한지를 교육해야 한다. 그리고 조직에서 하는 모든 일에 이러한 태도를 전면에 내세우고 중점적으로 고려하라고 포드는 덧붙였다.

“이런 문제들에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또 문제를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문제 개선을 위한 그룹을 생성하지도 직원 교육을 실시하지도 않고 있다면, 보다 다양한 인재를 뽑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내가 왜 당신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 하겠는가? 당신 회사가 나를 정말 하나의 인간이자 인재로써 존중하는지, 아니면 그저 보여주기식 제스처로 나를 뽑은 것인지가 나에게는 중요하다”고 그녀는 말했다.

현업 직원들과 채용 과정을 공유하지 않는 태도
포드는 인재 선발은 HR 조직만의 역할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개방된 문화를 조성해 현업 부서들의 참여를 이끌어야 정말 해당 직무를 잘 수행하고 다른 조직원들과 원활히 일할 수 있는 인재를 뽑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포드는 다음과 같이 자신의 기준을 설명했다. “지금껏 여러 회사에 면접을 보며 그 회사를 평가하는 나름의 기준을 갖췄다. 바로 ‘나에 대한 정보를 조직 구성원들과 공유하는지'의 여부다. 개방형 사무실이나 파티션이 유리로 설치된 회사에서는 모두가 서로의 활동을 공유하고 자연스레 동료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말 그대로 ‘투명한' 회사인 거다. 그런 회사에 면접 차 방문해보면 복도에서 재직자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고, 때론 내게 먼저 이야기를 걸어오는 직원도 있다.”

이는 현 직장인 G2 크라우드 면접 당시에 느꼈던 부분이기도 하다며 포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1차 면접은 2명의 여성 면접관과 진행했다. 면접이 끝나자, 그 중 1명이 따로 시간을 내 전체 건물을 견학시키며 직원들과 인사를 나눌 기회를 줬다. 그녀는 매우 즐거운 목소리로 ‘여기는 조리에요, 이번에 면접을 보셨죠. 곧 함께 일할 수 있는 분이니 인사해주세요’라고 이야기하며 많은 직원들을 소개해줬다. 건물 곳곳의 다양한 부서원들을 만났고 심지어는 현재 공사중인 건물 공간도 보여주며 회사의 플랜과 미래를 설명해줬다.”

“새로운 플랜이 회사의 비전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설명하는 그녀의 태도는 확신에 차 있었다. 정말 멋진 경험이었고 그 시간을 통해 이 곳이 내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곳이라는 판단을 하게 됐다. 본인이 속한 조직에 애착을 가지고 그것을 많은 이들과 공유하려는 직원, 그것은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면접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어도, 운이 좋다면 좋은 인재를 잡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하지만 최대한 면접 과정을 면접자 위주로 만들고,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하며, 다양성을 염두에 둔 채 역량 평가 위주의 면접을 진행한다면 단순히 ‘괜찮은’ 회사를 넘어서서 ‘일하고픈 회사, 훌륭한 회사’라는 평가를 들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출처 : CIO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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