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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이 묻어 있다, 캐딜락 CT4

ATS를 처음 탔을 때가 기억난다. 당시 나는 ‘미국차는 둔하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다. 하지만 ATS를 타고 트랙 위를 달리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독일 소형 세단이 보여주던 날카로운 주행 감각이 ATS에도 녹아 있었던 것. 뒷바퀴굴림에 51:49 무게 배분, 여기에 짱짱한 섀시가 직선구간을 최고속도로 달리거나 코너가 급한 헤어핀을 돌아나갈 때에도 놀랄 만한 주행 품질을 빚어냈다.

그리고 지난 9월 22일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ATS의 후속 모델 CT4를 시승했다. 이전에 ATS에서 느낀 감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한 자리였다.

운전대에 알칸타라가 뒤덮이거나 스포츠 버킷 시트는 아니지만 림이 두꺼워 한 손에 꽉 차고 시트 사이드 볼스터도 도톰하다. 스포츠카를 타는 기분이다. 운전대도 조금 무거운 편이다.

그 뒤로 마그네슘으로 만든 패들 시프트가 있는데, 가벼운 무게도 장점이지만 다소 가라앉은 실내에 스포티한 분위기를 내는 데 그만이다.

초반 반응이 특별하진 않았다. 하지만 낮게 깔리는 배기음은 아드레날린이 분비될 만큼 신경을 곤두세운다. CT4에는 직렬 4기통 2.0ℓ 터보 엔진이 들어가는데 최고출력 240마력, 최대토크 35.7kg·m를 낸다.

힘이 절절 끓는 차는 아니지만 콤팩트한 차체(4755×1815×1425mm)를 쥐락펴락하기에 충분하다. 부드러운 회전과 꾸준하게 내뿜는 힘도 힘이지만, 가혹한 트랙 주행에서도 좀처럼 지치지 않는다.

960m 직선구간에서 시속 200km를 가뿐히 넘을 수 있을 정도로 가속은 호쾌하다. 더구나 1000분의 1초 단위로 노면을 스캔해 스스로 댐핑력을 조절하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RC) 덕분에 고속으로 달리더라도 좀처럼 불안함을 찾아볼 수 없다.

코너에서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깊은 코너에서 뒤가 미끄러지겠다 싶을 정도로 진입해도 네 바퀴가 바닥을 단단히 움켜쥐고 뒷바퀴가 앞바퀴를 금세 따라온다. 50:50의 앞뒤 무게 배분과 단단한 골격이 어우러져 어지간해서는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적재적소에 자세제어장치가 개입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기본기가 탄탄하다. 8단 자동변속기는 변속이 야무지고 엔진과의 호흡도 흠잡을 데가 없다.

트랙 모드에 설정해 놓고 주행했는데 변속할 때 엔진 회전수를 레드존 근처까지 사용하는 데다 코너 들어가기 전 기어를 내릴 때도 최대토크 구간(1500~4000rpm)을 유지한다. 트랙 주행에 서툰 사람들도 자신 있게 운전할 수 있다.

캐딜락은 2021 CJ슈퍼레이스에 CT4 원메이크 레이스를 신설한다. 그만큼 CT4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넘친다는 이야기다. CT4의 가격은 4935만원이다.

<출처 : 모터트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