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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앞바퀴 그립으로 짜릿한 재미를 선사하는 M135i

왜 좋은 차는 내가 늙어질수록 더 많아지는가

“우리가 사랑하는 실키식스는 어디 가고 4기통이 들어앉은 건가?” BMW M 배지가 붙은 신형 1시리즈를 대하면서 처음 든 생각이다. 더불어 이 차는 이제 더 이상 뒷바퀴굴림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는다. ‘앞바퀴굴림 섀시에 직렬 4기통 터보 엔진을 얹은 해치백.’ 이제 1시리즈는 여타의 독일 해치백(폭스바겐 골프 R, 벤츠 A 클래스 35 등)과 다를 게 없는 구조와 엔진이다.

3세대 1시리즈가 앞바퀴굴림 플랫폼으로 바뀐다는 소식에 많은 이가 한숨을 쉬었다. 그동안 BMW는 작은 차에도 날카로운 핸들링과 민첩한 움직임을 위해 공간 활용성을 포기하고 뒷바퀴굴림 플랫폼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3세대 1시리즈부터 UKL2 플랫폼으로 갈아타면서 뒷바퀴로 구동력을 보내지 않는다.

다행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만난 M135i는 앞바퀴굴림이 아닌 네바퀴굴림 x드라이브가 들어갔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 차의 후드 아래에 자리한 2.0ℓ 터보 엔진은 BMW에서 생산하는 가장 강력한 4기통 유닛으로 최고출력이 306마력에 이른다. 앞바퀴굴림만으로 감당할 수 없는 출력이라는 뜻이다. 물론 토크 벡터링 등의 전자식 주행 안전장비로 토크 스티어를 제어할 수는 있지만, 이는 엔진 출력을 제한해 불안정한 움직임을 제어하는 것이므로 모든 출력을 노면에 고스란히 쏟아낼 수 없다. 그래서 BMW는 모든 M135i에 x드라이브를 넣었다.

차체 크기는 길이×너비×높이가 4319×1799×1434mm로 이전보다 5mm 짧고 34mm 넓고, 13mm 높다. 휠베이스는 20mm 짧아진 2670mm다. 이전보다 차체가 줄었지만 굴림 방식의 변화로 실내가 더 넓다고 한다. 이전 모델과 비교해도 후드가 짧은 것을 볼 수 있다. 이전엔 직렬 6기통을 세로로 넣어야 했으나, 지금은 3, 4기통을 가로로 넣으면 된다. 더불어 루프라인이 뒤쪽으로 약간 더 길어졌다.


시트에 몸을 던지니 단단한 서스펜션이 무거운 몸뚱이를 잘 떠받친다. 차에 타기 전, 옆에서 지붕을 잡고 힘주어 밀어보니 차체가 아주 단단하다. 그만큼 탄탄한 서스펜션이 들어갔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승차감이 단단하진 않다. 작은 차지만 오히려 중형차 같은 든든함이 좋다. 예전 작은 차들은 통통 튀는 승차감이 당연했는지 몰라도, 요새는 크든 작든 충격을 꾹꾹 누르면서 달린다. M135i도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타이어로 억누르며 달린다.

2.0ℓ터보 엔진은 어느 곳에서든 토크와 출력이 튀어나올 준비가 돼 있다. 저속에서도 답답하지 않은 반응을 내고, 6200rpm 언저리에서도 출력이 떨어지는 느낌이 없다. 엔진 회전은 부드럽고 8단 자동변속기는 그 부드러움을 매끈하게 잘 이어간다. 주행 중 지금 이 차의 기어 단수가 얼마인지 신경 쓰이지 않았고 알 수도 없었으니 변속충격을 느끼지 못했다는 뜻이다. 엔진과 변속기의 매끄러운 궁합 덕분에 승차감이 더 좋게 느껴지기도 한다. 더불어 엔진이 부드럽게 느껴진 이유에는 스피커가 만든 저속에서의 약간 무거운 사운드도 한몫했을 것이다.

M135i를 시승하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앞바퀴 그립력이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외곽 도로는 노면 상태가 그다지 좋지 못했지만, 단 한 번도 허둥대지 않았고 전자장비가 불쑥 튀어나와 앞바퀴 구동을 잘라내지도 않았다. 그만큼 앞 235/35R19 컨티넨탈 타이어가 노면에 잘 붙어 있었다. 굳이 이런 물리적 발생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운전하면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그립이 좋다.

이 높은 그립력엔 새로운 전자장비의 도움도 포함된다. 이번에 새로 들어간 휠 슬립 제한 장치(ARB)는 ECU에서 네 바퀴의 휠 슬립을 줄이거나 발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휠 슬립이 아예 생기기 않게 한다는 것은 그만큼 안전하다는 의미이면서 동력 손실도 줄인다는 뜻이다.

높은 그립과 ARB 덕분에 M135i는 코너에서도 빠르고 명료하게 움직인다. 서스펜션은 횡중력에 대응해 차체 롤을 잘 잡아내고, 스티어링은 앞바퀴 그립력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그에 따른 미세한 조정에 빠르게 대응한다. 뒤가 흐르는 일은 없고 높은 속도에서 언더스티어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충분히 예상 가능한 범위에서 조정이 가능하다. 물론 전자장비가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전 직렬 6기통 1시리즈는 날것처럼 펄떡이면서 간간이 무서운 움직임을 만들었다. 반면, 신형은 그러한 구조나 구성이 아니다. M135i는 M3나 M5가 이전 모델들보다 부드럽지만 더 운전하기 쉽고 누구나 고성능을 만끽할 수 있게 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진화했다. 누구든 일상에서 306마력을 속속들이 뽑아내며 즐길 수 있다.

앞바퀴굴림 플랫폼으로 바꾸면서 비판도 있었지만, 그런 비판을 감수한 만큼의 이득도 확실하다. 실내는 더 넓어졌고, 어느 정도의 생산비용도 줄일 수 있었다. 어떠한 방식으로든 소비자에게 이득이 되는 변화다. 그리고 자동차 마니아가 아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플랫폼의 변화에 크게 신경 쓰지 않거나 아예 관심이 없다.

실제로 신형 M135i를 타보니 굴림 방식의 변화가 그다지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오히려 단단한 안정감과 편안한 주행감이 마음에 든다. 아마 이 차를 10년 전에 만났더라면, 당장 전시장으로 달려갔을지 모르겠다. 지금 M135i를 살 수 없는 이유는, 핫해치백을 타고 다니기엔 어울리지 않는 나이가 됐기 때문이다. M135i는 2021년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BMW M135i

기본 가격 3만6990달러
레이아웃 앞 엔진, AWD, 5인승, 5도어 해치백
엔진 직렬 4기통 2.0ℓ 터보, 306마력, 45.0kg·m
공차중량 1600kg
휠베이스 2670m
길이×너비×높이 4319×1799×1434mm
연비(시내, 고속도로, 복합) 12.2, 16.7, 14.7km/ℓ(유럽)
CO₂ 배출량 157g/km(유럽)

<출처 : Daum 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