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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따라잡자".. 수퍼카도 100년 전통 허문다

-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단종식

100년간 주력 모델 생산하던 수제 작업 공장 통째로 폐쇄
전기차 생산 라인으로 전격 교체
포르셰·페라리·람보르기니도 미래차·자율주행차에 뛰어들어
지난 11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북부 도시 모데나의 최고급차 브랜드 마세라티 본사 공장. 불이 꺼진 공장 가운데엔 마세라티의 주력 스포츠카인 '그란투리스모'와 '그란카브리오(쿠페 모델)' 24대가 생산 라인 위에 서 있었다. 엔진이 결합되지 않았거나, 도색이 되지 않은 미완성 상태였다. 이 24대가 공장을 떠나고 나면, 12년간 약 4만대를 팔았던 두 모델을 마세라티는 더 이상 만들지 않고 공장을 폐쇄한다.

신차 발표 행사가 아닌, '더 이상 이 차를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독특한 단종(斷種)식이었다.

마세라티는 창업(1914년) 이후 100여년 동안 주력 모델의 생산 공장이었던 이곳을 '전동화(電動化)'를 위해서 갈아엎는다. 내연기관 대신 배터리 기반의 전기차로 방향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마세라티는 내년 100% 전기로 가는 스포츠카와 하이브리드차(HEV)를 출시할 계획이다.

마세라티의 상징은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비롯한 음악가들과 협업해 만들었다는 마세라티만의 배기음이었다. 하지만 전기차를 만들면 어떻게 될까. 마세라티 측은 "자연흡기 내연기관이 없는 전기차에선 인공 배기음을 만들어 낼 것"이라며 "구체적 신차 정보와 혁신 내용은 내년 5월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폴크스바겐, BMW, 도요타 등 대중차 메이커들이 전기차로 넘어가기 시작한 것은 4~5년 전이다. 하지만 소량·수제(手製) 생산의 전통을 고집했던 럭셔리·수퍼카 브랜드들은 '내연기관 차'의 마지막 보루를 자처하곤 했다. 그러나 이제 포르셰, 페라리, 람보르기니와 같은 브랜드들도 전기차·하이브리드차를 속속 내놓고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까지 뛰어들고 있다.

내연기관 최후의 보루마저 무너져
독일 수퍼카 브랜드 포르셰는 100% 전기로만 달리는 전기차 '타이칸 터보S'를 지난 8일 국내 공개했다. 포르셰는 아예 2025년까지 전체 모델의 65%를 전기 구동차로 내놓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페라리도 지난 7일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인 SF90 스트라달레를 국내 공개했고, 람보르기니도 지난 9월 첫 하이브리드차 시안 FKP37을 공개했다.

이런 고급 브랜드들이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갈수록 강력해지는 내연기관 규제다. 특히 출력이 높거나 무거운 수퍼카·럭셔리카들은 힘이 좋은 만큼 그만큼 배출가스도 많다. 규제의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고, 벌금은 매출에 비례하기 때문에 피해갈 수 없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수억원짜리 차를 팔아도, 수익보다 벌금이 더 커지는 경우가 생길 것"이라며 "결국 기업의 생존을 위해 내연기관 전통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운전 즐거움 포기하고 자율주행 연구
12일 모데나의 마세라티 연구소인 '이노베이션 랩' 가상 환경 연구실에는 휠과 모터가 없는 차 한 대가 놓여 있었다.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기능을 켜자 실제 차는 움직이지 않지만 핸들과 브레이크가 자동으로 움직였고, 화면이 바뀌면서 차가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줬다.

차 앞으로 다른 차가 끼어들자 브레이크가 자동으로 작동하면서 연결된 컴퓨터로 관련 데이터가 실시간 입력됐다. 마세라티는 자율주행 3단계(긴급 상황을 제외하면 대부분 시스템이 운전)를 목표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런 ADAS와 자율주행 기술 개발도 '운전하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스포츠카와 반대된다. 직접 운전하면서 고속 주행의 쾌감과 손맛을 느끼기 위해 만들어진 수퍼카에 앉아, 핸들에 손을 올리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자동차학과)는 "결국 자동차의 시대에 마차가 사라진 것처럼 자율주행이라는 거대한 트렌드를 수퍼카라고 역행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자율주행, 전기차가 대세인 시대에 수퍼카 브랜드들의 살아남기 전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출처 : 조선비즈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