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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생산량이 심각하게 줄고 있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 생산이 줄었다. 10대 자동차 생산국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감소하며 7위로 하락했다. 게다가 구조조정 얘기가 또 흘러나오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2018년 10대 자동차 생산국 현황’에 따르면 한국의 자동차 생산 실적은 2018년 기준 전년 대비 2.1% 감소한 402만9000대다. 같은 기간 멕시코는 406만9000대에서 411만 대로 늘어 한국을 7위로 밀어냈다. 2016년 인도에 5위 자리를 내준 지 2년 만에 또다시 한 단계 하락했다. 그 결과 세계 완성차 생산에서 한국의 비중도 0.1%포인트 감소한 4.1%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는 400만 대를 넘기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많다.

1~8월 국내 완성차 생산이 263만 대로 지난해 260만 대와 비교할 때 아직은 견고하지만 하반기 생산이 줄어들 가능성은 이미 제기됐다. 다국적기업의 한국 생산기지인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의 부진한 탓이다.

그럼 왜 부진할까? 먼저 르노삼성은 연간 8만 대가량의 고정된 수출 물량이 사라지게 됐다. 지난 2014년,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이 르노삼성을 위기에서 구해주기 위해 닛산의 북미 생산 물량 일부(닛산 로그)를 한국에 배정했다. 당시 일본 닛산은 이를 반대했지만 최고경영자 지시를 거역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로그는 미국에서 인기가 많아 북미 현지 생산도 부족한 상태였다. 덕분에 르노삼성은 공장 가동률을 높이며 전체 생산의 절반을 미국에 수출했다. 르노삼성이 내수 부진에도 견뎌낸 배경이다. 그런데 최근 위탁 생산 물량이 끝나가고 있다. 닛산도 미국 판매 부진으로 감원을 추진하는 데다 미국 생산 제품도 판매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르노삼성도 대책을 세웠다. 닛산 생산 물량을 대체할 수 있는 차종 생산을 본사로부터 배정받기 위해 협의 중이다. 그 결과 르노의 유럽 시장용 소형 CUV 생산을 확정하고 설비 투자도 마쳤다. 하지만 물량이 예전 같지 않다. 닛산 제품은 연간 10만 대 정도를 생산했지만 르노 제품은 많아야 8만 대이고, 적게는 6만 대에 머문다. 따라서 내수 판매가 현재 수준이라면 수출 물량이 감소하니 선제적으로 인원을 줄이겠다는 뜻이다. 이를 노조는 안 된다고 맞서는 중이다.

르노삼성보다 심각한 곳은 한국지엠이다.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을 정도로 파업이 논의되고 있다. 물론 한국지엠의 위기도 본질적으로는 르노삼성과 다르지 않다. 어차피 한국 공장은 GM의 생산기지일 뿐이다. 그러니 잘 만들어 GM에 팔고, GM이 글로벌 곳곳에서 소비자에게 건네주면 된다. 그러자면 잘 팔리는 차종을 만드는 게 유리하다. 그래야 10년이 지난 후에도 한국 생산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노조는 이 같은 제품 생산을 담보하라는 요구를 임금인상과 묶어 건넸다.

물론 GM은 제품 생산을 담보할 의향이 있다. 그러나 갈등의 핵심은 담보가 아니라 그 뒤에 따라붙은 임금인상이다. 한국 정부로 부터 돈까지 지원받았을 정도로 적자가 심한 상황에서 임금을 올려달라는 요구 자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설령 임금을 올린다 해도 향후 10년 동안 인상이 지속되면 만들어 팔아봐야 이익이 없어 굳이 한국에서 사업을 할 이유가 없다는 점도 반박 논리로 활용한다.

GM 경영진이 쉽게 내놓는 말 중에 “한국이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느냐?”라는 질문이 있다. 물론 아직은 미국과 비교해 비슷하거나 높지 않지만 시간이 흐르면 높아질 수도 있다. 그러니 한국은 저렴한 생산이 불가능해 여기서 임금을 올리면 이익이 사라진다고 여긴다. 결국 이런 고비용 구조는 새로운 생산지를 찾는 이유가 된다. GM의 해외사업 총괄이 공공연히 중국 생산을 언급하는 게 결코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GM에게 한국은 연구개발의 필요성이 생산보다 높을 뿐이니 말이다.

이런 가운데 쌍용차도 올해 1~8월 완성차 판매가 8만8700대로 전년 대비 2.4% 줄었다. 숫자만 보면 생각보다 하락 폭이 작은 만큼 상반기에 발생한 769억 원의 영업 손실이 믿기지 않는다. 판매는 많이 줄지 않았는데 적자만 커졌기 때문이다. 이는 수익성 낮은 제품만 팔렸다는 의미다. 실제 소형 SUV 티볼리와 승용형 화물인 렉스턴 스포츠만 인기를 끌었다. 둘을 합치면 8월까지 내수에서 5만4000대로 전체 쌍용차 판매의 74%에 달한다. 그나마 수익성 높은 제품의 수출이라도 잘됐으면 좋았을 텐데 수출은 여전히 부진하다. 그런데 고정 비용은 줄지 않았으니 적자가 예상됐다. 해고자 복직까지 이뤄졌지만 결국 일감이 없는 셈이다.

기본적으로 르노삼성의 경우 르노 스페인 공장이 르노삼성의 일감을 가져갈 수 있는 경쟁자로 꼽힌다. 게다가 앞으로 생산할 소형 CUV의 주요 수출 시장이 유럽임을 감안할 때 파업 등의 갈등이 벌어지는 것은 결국 대안 찾기에 힘을 실어주는 일이다. 한국지엠 또한 중국이라는 대안 생산지가 있다. 한국과 중국의 관세가 걸림돌이지만 국내 비용 증가가 관세장벽을 낮춰주는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어서다.

따라서 지금의 생산 위기를 극복하려면 경쟁자에 대한 시각을 바꿔야 한다. 한국지엠의 생산 경쟁은 한국 내 다른 기업의 공장이 아니라 해외 공장임을 직시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르노삼성도 이런 시각에서 예외일 수 없다. 르노가 보유한 유럽 공장이 여전히 즐비하고 최근에는 중국 공장 가동률이 떨어져 위기 극복 방안을 찾는 중이다. 다시 말해 한국 생산의 문제는 우리 스스로에서 찾아야 해법이 보인다.

<출처 : 모터 트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