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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이번에는 장벽을 뛰어 넘을 수 있을까

2019 프랑크푸르토오토쇼에서 주목을 끈 양산 배터리 전기차는 폭스바겐 ID.3와 포르쉐 타이칸이다. 타이칸은 고가의 럭셔리 스포츠카를, ID.3는 양산 패밀리카를 지향하고 있다. 패밀리카는 물론이고 스포츠카까지 배터리 전기차가 필수조건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와는 달리 배터리 전기차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그 중에서 일반인들도 알 수 있는 수준의 기술적인 문제와 가격 등에 관한 상황 몇 가지를 간략하게 짚어 본다.

 

전동화를 이야기할 때 우선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화석연료나 핵연료로 생산하는 전력을 사용하는 전기차는 환경과 인간의 안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는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는 전력을 사용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노르웨이처럼 전체 전력의 98%를 수력 발전으로 생산하는 나라에서 운행되는 전기차는 무공해차가 맞지만 중국처럼 70%를 석탄 발전으로 생산하는 경우는 무공해가 아니다.

 

그런 에너지원부터의 문제와 더불어 전동화 기술의 미비로 인해 당장에 즉각적으로 배터리 전기차 시대로 전환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등장한 용어가 전동화다. 전동화란 하이브리드 전기차부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연료전지 전기차 등을 통합한 표현이다. 내연기관 엔진을 같이 사용하는 HEV와 PHEV,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배터리 전기차, 수소로 전력을 생산하며 주행하는 연료전지 전기차까지 전기 모터로 구동한다는 점에서 그렇게 표현한다. 앞의 두 개는 내연기관과 공존하는 형태의 과도기적인 기술로 여겨지고 있다. 2030년에도 내연기관 엔진이 70~80%를 점할 것이라는 전망이 말해 주듯이 아직은 과도기적인 기술이 존속할 시간은 생각보다 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자동차회사들은 모두가 전동화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엄격해 지고 있는 배출가스 규제 기준과 평균 연비 구제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내연기관이나 하이브리드 전기차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방향은 결정이 됐는데 본격적인 범용화를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배터리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는 많이 다르다고 장점도 많다. 우선은 내연기관 엔진이 3만 여개의 부품으로 만들어지는데 비해 배터리 전기차는 2만개 이하의 부품으로 생산이 가능하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그만큼 유지 보수 비용이 적게 든다.

주행 중 진동이나 소음 발생이 적어 승차감 향상으로 이어지고 운전자의 피로감을 줄여줄 수 있다. 엔진과 변속기, 연료 탱크, 흡배기계 등이 필요 없어 그만큼 공간 활용성이 높아진다. 더 나아가서는 차체를 작게 할 수도 있다.

 

자동차 전체의 패키징으로서 4WD화에 장벽이 적어진다는 것도 장점이다. 복잡한 드라이브 트레인이 없어 앞뒤 바퀴 각각의 액슬 위에 모터를 탑재하는 것만으로 가능하다. 좌우 바퀴의 모터를 나누면 토크 벡터링도 가능하다.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하는 자율주행차의 관점에서 보면 배터리 전기차는 더 없이 좋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배터리 가격이 1kWh 당 150달러선까지 하락했지만 더 이상 내려가지 않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항속거리 문제와 배터리 자체의 기술적인 한계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1회 충전 항속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모터 등의 효율을 높이고 2차 전지의 총 용량을 늘려야 한다. 2차 전지는 무겁기 때문에 가능한 낮은 위치에 탑재해 성능에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내연기관을 위한 구동축이나 연료탱크, 배기계 부품 등이 없어진 부분에 배터리를 탑재하는 것이 기본이 되어 있다.

 

이런 배치는 리튬 이온 전지가 상황에 따라 발화할 수도 있기 때문에 충돌에 견딜 수 있도록 별도의 하우징 내에 수납해 차체 아래 부분에 탑재한다. 오늘날 출시된 전용 배터리 전기차는 대부분 배터리를 차체 플로어 아래에 수납하고 있다. 더 나아가 충돌에 견딜 수 있는 알루미늄제 충격 흡수 기구에 의해 충돌시 충격이 배터리셀 본체에 전달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구조를 채용하고 있기도 하다.

 

근본적으로는 배터리 자체의 기술적인 문제 해결이 더 중요하다. 배터리 전기차는 동력원으로 2차 전지를 사용한다. 배터리 전기차에 관한 과제는 대부분이 이 2차 전지에 집약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과제는 가격과 충전 시간, 항속거리 못지 않게 전지 성능의 열화에 관한 것이다.

 

2차 전지의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면 전지를 구성하는 물질에 화학변화가 일어난다. 이 반응으로 인해 배터리를 구성하는 화학물질을 서서히 열화시키며 전지 내부에서 전력을 운반하는 이온이 줄어들게 된다. 또 충전 및 방전시에 일어나는 발열도 열화를 촉진하는 요인이다.

 

배터리가 열화하는 원인으로서는 충전 회수에 따른 사이클 열화와 완전 충전 상태를 항상 유지하거나 역으로 잔량이 거의 제로 상태로 보존하는 것 등으로 생기는 보존 열화, 그리고 고온 및 저온 환경 등이 있다.

 

스마트폰에서 많이 거론되는 것이지만 처음 구입한 후 2년 정도가 지나면 완전 충전해도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신품의 60% 정도까지 떨어진다. 배터리업체들은 신품시의 50%까지밖에 충전할 수 없게 된 상태를 수명이라고 정의하는 예가 많다. 전지의 구조적으로 피할 수 없는 문제인 것이다.

 

배터리 전기차는 수명 연장을 위해 표준 충전구와 별도로 옵션으로 AC용 충전구를 추가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예도 있다. 여기에 수냉식 충전 냉각장치도 장착 가능한데 이는 급속 충전시의 배터리 온도를 저감시켜 배터리 수명을 늘리기 위한 대책 중 하나다. 총 중량이 700~900kg에 달하는 배터리를 확실하고 지속적으로 냉각시키기 위해 별도의 시스템을 채용하기도 한다. 응축기와 냉매 회로까지를 갖춘 경우도 있다.

 

자동차회사들은 이처럼 단점을 지속적으로 보완하며 항속거리를 늘리고 있다. 예를 들여 BMW i3의 경우 2014년 처음 출시됐을 때는 배터리의 축전 용량이 22kWh였으나 지금은 42kWh로 늘었다. 항속거리는 130~160km에서 지금은 248km까지 늘었다. 그러면서도 부피는 증가하지 않았고 가격도 하락했다.

 

하지만 이런 기술적인 문제가 전부가 아니다. 이는 포르쉐 타이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수요가 한정된 고가의 모델은 범용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타이칸의 유럽시장 시판 가격은 18만 5,456유로로 하이퍼카 수준이다. 재규어 I페이스와 아우디 e트론도 프리미엄 시장에 속하는 중고가에 해당한다.

최근 독일 정부는 2023년부터 4만 유로 미만의 배터리 전기차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휘발유와 디젤 가격을 리터당 3센트 인상하는데 합의했다. 다시 말해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있는 배터리 전기차의 가격은 4만 유로 이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현대기아차의 EV라인업이 주목을 끈다. 현대 아이오닉 EV가 3만 달러 아래에서 시작하고, 코나 EV가 3만 6천달러, 기아 쏘울 EV 3만 3천 달러, 기아 니로EV 3만 8천달러 등이다.

 

물론 3만 달러선의 닛산 리프를 비롯해 3만 6천 달러 수준의 쉐보레 볼트 EV, 3만 8천 달러 선의 테슬라 모델3 등도 있다. 프랑크푸르트오토쇼를 통해 출시된 폭스바겐 ID.3도 이 가격대의 모델들이지만 현대기아차가 의외로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배터리의 기술적인 문제와 항속거리, 그로 인한 고가의 차량 가격으로 크게 요약되는 것이 이 시점에서의 도전 과제다. 지금까지는 충전시간 등의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환경 보호에 뜻이 있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형성되어 왔으나 이제는 다른 차원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업계에서는 2025년을 기점으로 중대한 전환점을 맞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새로운 전용 배터리 전기차의 등장과 함께 이번에는 장벽을 뛰어넘어 본격적인 진화가 이루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출처 : 글로벌 오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