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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키, 시동 깜박해 일산화탄소 중독 사상자 늘어

스마트키와 일반키 [자료사진]

고급 승용차의 편의 기능으로 개발돼 일반 승용차로 확산하고 있는 이른바 '스마트키'가 미국에서 고령 운전자의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를 유발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스마키가 도입되면서 차량의 키 박스에서 열쇠를 돌려 빼는 절차가 사라짐으로써 고령 운전자를 중심으로 시동 끄는 것을 깜박 잊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신형 차량은 엔진 돌아가는 소리가 크지 않아 차에서 내리면서 시동을 끈 것으로 착각할 위험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집 안으로 연결된 차고에 차량을 넣고 시동을 끄지 않아 차량에서 나온 무색, 무취, 무자극의 일산화탄소가 집안에 가득 차 목숨을 잃거나 다치는 치명적 사고로 이어지는 일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타임스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06년 첫 사고 이후 지금까지 이런 사고로 28명이 숨지고 45명이 부상했다. 당국에 신고되거나 언론에 보도된 것 등만 집계한 것인 만큼 실제 사고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됐다.

스마트키는 차량 컴퓨터에 무선 신호를 보냄으로써 이를 소지한 상태에서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건다. 키박스에 열쇠를 꽂고 돌려서 시동을 거는 수고를 던 것이다. 1998년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가 특허출원 1년 만에 고급승용차 사양으로 처음 도입했으며 미국시장에는 2002년에 상륙했다. 현재는 매년 미국시장에서 판매되는 차량 1천700만대 중 절반 이상이 스마트키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세계 주요 자동차의 기술표준을 제시하는 자동차엔지니어소사이어티(SAE)는 스마트키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 2011년 1월 운전자가 스마트키를 갖고 내린 상태에서 엔진이 계속 돌아가면 차량 밖에서도 듣거나 볼 수 있는 충분한 경고를 하거나 시동이 자동적으로 꺼지게 하는 기술 권고안을 제시했다.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도 이를 토대로 관련 연방 규정을 제정하려 했지만 자동차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여전히 검토 중인 단계라고 한다.

현재는 이런 안전 조치는 자동차 업체 자율에 맡겨져 있다. 일부는 SAE의 권고보다 더 발전된 기술을 채택한 반면 일부는 이에 못미치는 상태다.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렉서스를 비롯한 자사 모델에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의 절반 가까이가 발생했지만 자신들의 스마트키 시스템은 "모든 연방 안전 기준을 충족하거나 초과한다"는 입장이다. 타임스가 확보한 과실치사 소송 관련 증언에 따르면 도요타 내에서 차량 안팎의 경고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기술진의 권고가 있었지만 회사 측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포드자동차는 차량 안에 스마트키가 없으면 30분 뒤 엔진을 자동적으로 끄는 시스템을 도입해 놓고 있다.

이미 도로에 나와있는 구형 차량에 대해서도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데도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한 엔진 자동꺼짐 장치를 장착하지 않고 있다. 제너럴모터스가 교통안전당국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리콜 때 엔진 자동꺼짐 장치를 장착하는데 드는 비용은 5달러에 불과했다고 한다.

자동차 안전 연구단체인 '안전연구전략' 설립자인 숀 케인은 "우리는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상자를 계속 보게 될 것이고, 차량제조업체는 계속 관련 소송 합의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